중소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규제, 이대로 좋은가? 내키는대로

이글루스 대문에서 ''스팀' 이용자들은 이기적'이라는 산뜻한 제목의 글을 보고 든 생각 간단히.
  대한민국이란 시장은 유행을 남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빠르게 따라가는데 비해 규모는 작기 때문에 캐시카우로는 부적절하고 테스트마켓으로나 쓰기 적당하다는 특성이 있다. 블리자드가 그렇게 한국에서 히트친 게임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시장 규모는 작고 성장성도 높지 않기 때문에 결국 한국에서 어느 정도 크면, 그 다음에는 살아남기 위해 외국 시장을 공략하지 않을 수 없다.

  박주선 의원의 지적은 스팀을 통해 서비스되는 게임들의 한국 심의 누락이 문제라는 것인데, 사실 국내 대기업들이나 국내 지사가 있는 외국기업들은 마음만 먹으면 심의받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 문제는 국내외의 중소기업 및 아마추어들이다. 국내에 있는 이들은 복잡한 심의 프로세스를 견딜만한 체력이 없어서 포기하고, 외국에 있는 이들은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의지를 잃는다. 결국 중소기업이나 인디개발자들은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상실하고, 몇몇 국내 대기업들 위주로만 게임 시장이 돌아가게 된다. 여기서 그나마 일이 잘 풀리는 게 살아남은 1~2개의 잘 나가는 수출 대기업이 산업 전체를 캐리하는 경우고, 보통은 갈라파고스화를 거친 후 시장 전체가 말라 죽는다.

  이쯤 되면 어디서 많이 본 얘기 같지 않은가? 잘 나가는 몇몇 수출 대기업에만 의존하고 중소기업은 죽어나가는 현실. '게임'이라는 수식어 하나만 떼면 대한민국 어느 산업에 갖다 붙여도 그럴 듯해 보이는 그림이 나온다. 중소기업의 신규 시장진입을 가로막아 산업을 고사시키는 규제가 있는데 그 규제를 더 엄격하게 적용하라는 얘기가 그리 환영받을 일인가?

  그러니 해당 글 첫번째 문단에 마치 김일성 개새끼 비슷한 용도로 인사말마냥 달아놓은 '나 역시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발전을 한없이 기원하는 사람들 중 하나'라는 말은 결과적으로 글쓴이와 글의 일관성을 해치는 문장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주의나 주장을 한 편의 글로 정리해서 내세우려면 우선 그것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인지부터 먼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
덧 1. 제대로 게임 심의를 받아 15금과 19금 딱지를 붙여본들, 보호자가 막지 않으면 헛일이다. '아이들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덧 2. 이렇게 된 이상, 영어와 일본어를 다시 공부한다!! 사전 찾아가며 스타 캠페인 깨던 옛날 생각 나는구만.

덧 3. 댓글과 트랙백 막아봐야 깔 사람은 글 써서 깐다는 거. 이건 뭐 타조 머리 흙 속에 파묻는 것도 아니고...

덧글

  • 아빠늑대 2014/10/26 01:33 # 답글

    딴 건 몰라도 우리나라 규제 해소는 대기업 위주로만 되어 있는 듯 합니다. 진입장벽은 낮추고, 시장 혼란을 막아야 하는데 혼란을 막기 위한 법은 폐기하려 하고, 진입장벽은 여전한 그런 것들만 깨작거리고 그나마도 제대로 되는지 안되는지...
  • 스카이호크 2014/10/26 16:50 #

    공정경쟁과 안정적인 사회 인프라 두 가지만 갖춰주면 되는 것을, 너무 시시콜콜한 것까지 법으로 규제하려 들죠. 그렇다고 마이크로매니지먼트가 잘 되는 것 같느냐면 그건 또 아닌지라...
  • 2019/06/12 13:2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