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그 자체와는 상관없이 그냥 하는 생각.
난 대한민국 언론이 가지고 있는 떡밥투척여론선도능력에 걸맞는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기본적인 팩트들부터 틀려먹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고, 디씨 등지에서 뉴스거리를 베껴가거나 한 것도 봤고, 외신 받아쓰기도 제대로 못해 삑사리를 내기도 하고, 요즘에는 맞춤법을 틀린 기사도 가끔 보이는 지경. 그리고 재작년이었나. 나름 이름값 좀 있는 신문사에서 광고영업(광고하나 내면 안 잡아먹지~)한답시고 회사 홍보팀 찾아와서 진상떠는 꼴을 보고 난 뒤로는 더 하다.
솔직히, 난 언론사가 자기가 저질러놓은 오보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지는 법안 같은 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언론사는 자신의 보도내용을 수시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며 모든 팩트의 출처를 명시하도록 하고, 오보로 피해를 본 사람이 있으면 피해액 전액 배상에 동일한 기사 게재기간/면적으로 실어준다거나 그런 것. 단순히 팩트나 맞춤법이 틀렸다면 틀린 수준에 따라 벌금, 신고한 사람에게는 현상금. 뭐 이런 식으로. 떡밥살포로 흥한 자 떡밥살포로 망하는 것이 순리 아니겠는가.
이번에 PD수첩이 받아낸 무죄판결이 정신나간 언론사들에게 단체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
덤.
책을 인쇄할 때 감인관•감교관•창준•수장•균자장은 한 권(오늘날의 책 한 권과는 다름)에 한 자의 착오가 있을 때 매 30대에 처한다. 한자가 더 틀릴 때마다 한 등급을 높여 처벌한다. 인출장은 한 권에 한자가 먹이 짙거나 희미한 경우 매 30대에 처한다. 한 자가 더 틀릴 때마다한 등급 높여 처벌한다. 글자수를 합산하여 처벌한다. 관리들은 다섯 자 이상이 틀리면 파면한다.창준 이하 장인들은 처벌한 후 근무일수 50일을 줄인다. 사면이 되기 전에는 다시 쓰지 않는다. 원본에 오자가 있는 경우에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대전후속록'의 인쇄 관련 처벌규정-
저 잣대를 그대로 들이대는 건 무리지만, 사실을 팔아 먹고 사는 프로페셔널들이라면 이 정도의 각오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